2017년 12월 12일 화요일 오후 8시 00분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3열 12
한지상 조정은 최재웅 강홍석 이호원 송영창 이정열
0. 프리뷰부터 오늘까지 매일의 공연이 너무 좋은데 (맞아요, 저 모래시계 치인 쌔럼) 생각보다 인스타에 후기를 너무 못 남기는. 저의 실시간 앓이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트위터를 팔로해주세요. 극 시작 전에 앓고, 인터 때 앓고, 극 끝나고 앓고, 라디오 보며 앓고, 라이브톡 보고 앓고, 프콜 보며 앓고 아무 때나 앓는다. 그야말로 sickness.
1. 오늘 정열배우의 도식 처음 만났는데, 와, 와, 와! 물론 1막부터 뭔가 기운이 심상치 않긴 했지만, 2막의 나의 배후 넘버에서 입이 떡 벌어져 숨도 못쉬고 봤다고 한다. 극 끝나고 나서고 한참을 와! 와! 와! 극에서 사람들 속에 섞여 그냥 나왔다 들어가는 장면인데도 시선을 떼낼 수가 없고, 이 사람이 선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끝까지 헷갈리는. 구금 후에 우석을 내보내기 전, 그 둘이 갖는 팽팽한 긴장감이, 웅우석의 무언가를 더 끌어낸 느낌도 있고, 우석 보내고 나의 배후 넘버는. 진짜 말이 안나오니까 꼭 보세요. 정열배우가 이렇게까지. 후덜덜이고, 제가 진짜 배움이 짧았습니다. 오늘은 이거 봤으니 됐다. 싶었던. 최고.
2. 장선생이 태수를 거둘 때, 2막에 둘이 상자를 두고 위-아래(바깥-안쪽)에 앉아서 나올 때 마음 깊은 곳에 감추어두었던 넥스트투노멀이 기어나와 조용히 폭탄을 터트렸던 점... 이런 걸 셀프관크라고 해야하나... 드디어 내가 파파와 지게를 한 눈에 보다니 혼자서 감격 ㅋㅋ (지게 못사임)
3. 핝태수가 홍석종도랑 가볍게 치고 던지고 하는 장난기의 느낌이 좋다. 극 전체의 긴장을 많이 풀어주고. 아웃사이더.. 갑자기 막 그렇게 볼에 뽀뽀하고 그러면 보는 사람이 당황스럽긴 한데 참 신나고 좋습니다. 종도가 태수 많이 좋아했구나. 혜린한테 뺏겨서 속상하구나. 태수는 태수대로 그런 종도가 혜린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게 너무나 싫었을테고. 그들의 서로에 대한 태도가 비극의 씨앗이 되는 게 참 슬픔.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마음이 같아지진 않는 비극.
4. 어제 라이브톡도 그렇고 오늘 프콜도, 로맨티스트로서의 태수가 강조되다보니, 어느 순간 태수의 로망스가 극 전체를 먹어버리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배우님 보는 건 좋은데, 극 전체를 볼 땐 약간 튀는 느낌도 있어서. 하지만 태수가 마지막에 “괜찮아, 너니까, 괜찮아. 우석아, 잘했다” 할 때는, 그냥 나도 모르게 괜찮아 지는 느낌도 들어버리게 된다. 근데... 정말 괜찮나. 이 장면에서 많은 관객들이, 우석, 혜린과 함께 우리들의 수많은 태수들에게 부채감을 느끼게 되길 원한다. 너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우린 괜찮으면 안 돼. 살아남은 자들의 숙제.
5. 웅우석 너무 좋은 것. 혜린을 미련없이 잘라내는 꼿꼿함이 좋고, 자신의 긍지였던 정의로움을 스스로 배반하게 된 상황에서 좌절하다, 그 죄책감을 다음으로 가는 동력으로 잘 끌고가 전달하는 것도. 그리고 역시 이 핝선녀웅이 데모하고나서 풀려날때 각자의 반응 진짜 너무 좋고 가슴을 치고 가는 것. 이 장면의 화룡점정이 웅우석의 반응이라는 것도 확실히 알겠는. 감사합니다 ㅠㅠ
6. 아직 많이 안봤지만 이 페어 이미 너무 사랑합니다. 프리뷰부터 이미 금사빠 처럼 이 극에 치인 것도, 이 페어 때문인 것 같아. 지상+정은+재웅+홍석+호원+정열 이 조합 최고구요!! 근데 아직 여러 페어가 남아있어서 금사빠인 제가 어찌될 지 그건 몰라요. 기대되고요😍
7. 호원이 연기 사랑한다. 조용하게 소용돌이치는 재희의 내면. 얘는 진짜 연기가 어떤 건지 아는 느낌이 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