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7/시라노

시라노 #07

2017년 9월 26일 화요일 오후 8시 00분

LG아트센터 12열 19번


홍광호 최현주 서경수 이창용 홍우진


결국. 일곱번째 시라노. 지난 공연으로 자막을 하지 못했고. 


본진님 공연하시는 다른 와서 뭔가 불편은 하지만, 저 시라노를 보고싶었고. 마침 시라노 탐셀이 있었을 뿐이고요. 헤헤.


시라노가 던진 "멍청하지 않을 없지"라는 드립성 대사의 여파 어쩐다.


경티앙 진짜 인생캐 아닌가하고.  용기슈 오랜만에 보는데 내가 진짜 창용배우 목소리 사랑하지. 캐릭터 선명하게 잡는 거 너무 좋지.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의 대리인이 아니고 록산의 대리인이다. 드기슈가 편지만 안보냈어도 시작되지 않았을 비극이고, 그러다 수도 있었을텐데, 다들 바보가 되는 발코니씬. 멍청하지 않을 수 없지.  사랑의 목격자는 달님이시고, 달에서 떨어진 남자 시라노이고, 홍라노 얼론 그림자 만들때 고개를 똑바로 들어 앞을 보고, 전진의 발걸음 나타내는 진짜 너무 시라노 같고 좋아. 제일 좋아. (달에 그림자 만드는 모습 시라노마다 달라요)


시라노, 제 올해의 캐릭터입니다. 


제가 좋아했던 홍라노의 색깔은 조금 지워졌지만 류라노 뎅라노 노선까지도 융합되어서 캐릭터 엄청 촘촘해진 것 같다. 아쉽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어쨌든 내 시라노. 이렇게 미소지니 낭낭해서 어디 보겠나 하다가도 그냥 캐릭터에 너무 마음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올해 초에 예측했던 대로 시라노 나폴레옹 쌍전문의 여름이었고. 예측 못한 비너스인퍼였고. 아쉬운 대극장 극인데, 그렇다고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고. 나폴레옹이 그러했듯, 홍까지 투본진이고 그랬으면 홍라노도 엄청 봤을듯.


오늘 세 번 째 보는 건데배우 본체 캐릭터 자체 너무 좋은데, 연출을 많이 타기는 하는 느낌. 허나 더 솔직하게는, 배우는 정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우리나라 배우들 지나치게 채우는 측면 있고 가능하면 이런식의 소비 지양하고 싶어서. 지나치게 많이 하는 배우들 좋다는 마음이 , 약간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홍은 진짜 그런 느낌 안드는 배우여서 계속  편하게 있어 좋았던 같고. 시라노 연출/프로덕션 진짜 열일하셨고.


시라노 캐릭터가 가진 세가지 특징이 ‘1) 예술가로서의 섬세함 2) 군인으로서의 리더쉽 3)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뾰족함인데, 순서대로 류라노, 홍라노, 뎅라노에게 배치된 캐릭터 특성같다. 의도된 배치라면 뎅라노가 많이 불리했다고는 생각되면서 극을 끝까지 보지 못한 게  미안해지기는 하는데. 따로 만들기에는 캐릭터의 매력손실이 크고. 이미 같는 상징성 같은 , 기본적으로는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무엇’ - 불화, 꼿꼿함, 제멋대로의, 어쩌면 자기만 당당한 영혼 이런 의미가 있어서, 더하기 더하기가 되면서 과하고 불편해지는 게 당연. 


시라노가 결국 록산에게 마음을 말하지 못한 이유가.. ‘ 대변되는타협하지 않아서 홀로 가난해지고 외롭게 죽어가는 성격적 뾰족함이라 록산이 자신이 받은 편지들을 시라노의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하는 이유는, 르브레가 말한 것처럼, 사랑의 시를 읊는 시라노를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인 건데. 물론 록산은 뾰족한 성격 아래에 깔린 섬세함과 당당한 영혼을 존중하고 이해할 아는 상대다. 그러니 더욱. 그의 입에서 사랑의 말이 나오는 것은 상상이 안될 .


자기감정에 매몰되지 않는 홍라노 사랑했다. 선택의 순간에, 항상, 더 의미있고, 더 용기있는, 덜 이기적인 선택을 하려고 애썼던 그리고 그럴 수 있었던 인물. 거인을 불러오라던 시라노. 몽쁘레리 무대 안세우려고 헌신(?) 하는 것도. 거인을 데려오라고 뻐팅기는 것도, 사랑에 빠진 록산을 그대로 지지해주는 것도, 둘의 결혼을 적극적으로 돕고, 전장에 나가서 계속해서 편지를 쓰고, 마지막에 크리스티앙에게 록산이 사랑한 건 너다 라고 말하며 보내는 것도, 크리스티앙의 몫까지의 복수를 결심하는 것, 크리스티앙 보낸 후에는 사랑의 시를 쓰지 않는 것, 15년 후 록산에게 편지를 받아든 후에 들키고 죽는 것. 다 너무. 시라노의 남다른 선택들. 타인의 이해와 상관 없이 행해 옮긴. 최선을 다해 인생의 거인에 맞서온 시라노.


그리고 록산을 사랑했기 때문에 진실을 알 수 있었던 크리스티앙. 시라노와 록산을 연결시킨 건 크리스티앙이지. 시라노를 15년 전에 멈춰 세우고, 록산을 15년 후로 데려가, 그 둘을 만나게 한. 


얼른 다시 와야해. 시라노. 



'2017 > 시라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라노 #06  (0) 2018.04.12
시라노 #05  (0) 2018.04.12
시라노 #04  (0) 2018.04.12
시라노 #03  (0) 2018.04.12
시라노 #02  (0) 2018.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