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18일 화요일 오후 8시 00분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1층 2열 25번
아이다가 이집트에 잡혀왔을 때 느꼈을 약간의 해방감을 생각한다. 그 잠깐의 해방감이 영원히 죄책감으로 남겠지 하며.
"내가 하는 말을 그녀는 다 알아"의 순간을 맞이하는 건 라다메스 뿐이 아니야. 암네리스에게도, 아이다가 ‘내가 하는 말을 그녀는 다 알아’의 순간이 온다. Strongest Suit Reprise 너무 좋아서 이게 짧은 게 매번 아쉬운. 재 편 때는 요 부분이 좀 늘어나서 아이다랑 암네리스랑 서로 좀 애증으로 얽히고, 굉장히 미워하는 적국의 공주이지만,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인정할 수 있는 한 사람이고 그랬으면 좋겠다.
아이다의 좋은 점은 사랑을 통해 점점 더 강해진다는 거겠지. 사랑에 빠지면 유약해지기 마련인데, 아이다는 그렇지 않아. 사랑에 빠지면 빠질수록 강해지는 인물. 그래서 이 뮤지컬 제목이 아이다겠지요.
그런데 오늘은 유독 아이다도 라다도 암네리스도 각자 너무 외로워 보인다. 화요일 공연이라 그런가. 암네리스가 뼛속까지 외로운 권력자인 건 좋은데. 아이다가 암네리스를 닮은 날은 그런 느낌이 조금 줄어서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암네리스가 아버지 이야기를 하다가 얼른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공적업무(결혼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이다는 진심으로 암네리스를 측은해한다. 전혀 사적이지 않은, 매우 공적인 암네리스의 My Strongest Suit 들을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이랑 비슷해 보여. 아이다 눈에 고인 눈물에 마음이 많이 아픔. (진짜 거기서 라다 안들어왔으면 하는 마음 불끈)
그리게 이게 라다를 사이에 둔 삼각관계가 아니라 아이다를 사이에 둔 삼각관계로 보이기 시작해서 이것도 큰 일 ㅋㅋㅋ
메렙의 공간이 이렇게 많다는 걸 매번 보여주는 승엽배우. 놀랍고. 헤롯을 연기하는것도 보고싶네요. 곧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