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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JCS

JCS #01

2015년 6월 21일 일요일 오후 6시 00분
샤롯데씨어터 7열 20번

한지상 박은태

덕통사고가 나다

첫번째 "한지상배우 섹시하다-"

두번째 말 "한지상 유다가 너무 섹시해서 어떡해야될 지 모르겠는 일요일밤 ㅠㅠ"

세번째 말 "와서 보니 너어어무 내 스타일인거지 ㅠㅠ 좀 파게 될 지도 모르겠음 ㅠㅠ"


유다와 빌라도가 아무리 괴로워한다고 해도 예수의 고뇌에 대하면 쨉도 안되는 것이다. 미사 때도 성찬의 전례때마다 힘들어 죽을 거 같은데, 예수의 죽음을 선명하게 그린 연출을 대면하기 쉽지 않았... 어야 하는데 행인지 불행인지 음향사고덕에 몰입이 확 떨어져서 거리조절 아주 잘 되고 격한 감정에 휩싸이지 않을 수 있었다.. 근데 사고가 나도 어쩜 겟세마네에서 쯔쯔 진짜 이렇게 한번 음향 사고 나면 몰입이, 배우 극한 직업. 

의도치 않게, 본진에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 내가 성가대원이었던 날들, 그러면서 락음악을 사랑했던 것도, 내가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랬던 어린 시절을 기억해낼 수 있었던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오리지널 텍스트로서의 성경. 을 다시 잘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는 게 버거울 때가 많았지만. 이 분이 아니면 누굴 믿고 따른단 말인가.

지저스 역의 배우는 정말로 소모가 심하겠다 싶은. 배역을 이해하기도, 표현하기도. 예수의 캐릭터는 압도적. 아 상상만 해도 너무 힘들거 같아.

듣던대로, 정말 음악이 좋은 뮤지컬. 스토리가 섬세하지는 않은데 몇가지 연출이 무척 좋고. CD사와서 지금 듣고 있는데. 역시 좋고, 최고.

그리고.. 교회는 구닥다리지만 예수님이 페미니스트였던 건 확실한 듯.


"애정...에 있어서 한 번 빠지면 자아가 날아갈 정도로 빠지는 건 황소, 천칭, 염소, 전갈, 처녀, 사자 정도. 그나마 처녀 씨와 사자 씨가 조금 정신 챙김."- 이라는 글을 본 나는 황소자리. 별자리 얘기 하나도 공감안하지만 요 트윗에는 좀 꽂힘. 내가 지금 쫌 위험한 거 같아. 사랑에 빠져서는 안되는 데 말입니다.

사랑에 빠지는 건 두려운 일이다. 내 인생에 대한 전권, 나라는 인간에 대한 가치를 타인에게 맡기는 일이 되고는 하니까. 무엇보다도 내가 사랑한 상대가 그럴만한 사람인가에 대한 보장이 없다. 결국은 나의 결핍을 메워줄 사람에게 꽂히게 되는데, 그래서 더 위험하다. 내 인생 가장 피폐했던 때가 언제였나를 돌이켜보니. 천하의 개새끼를 사랑했지만 그가 개새끼였기 때문에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때였다. 사실상 죽음.만 생각한 기간이 한달을 넘었었다. 그 해에 유급하지 않은 건 기적이었고. 아니, 살아남은 것도 기특하다 하겠다.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따뜻함을 보여준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 힘들었던 것 같. 그 직전의 연애는 1년 반이나 이어졌지만 상대에 대한 열정보단 착취+정서적 학대를 당하면서도 헌신하는 나 자신에 대한 열정에 가까웠음.

어쨌거나 그 두 번의 연애 이후로 내 인생은 많이 달라졌다. 사랑에 빠지기 보다는. '내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자'를 탐색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던 것 같다. 성장했는 지 타협한건지 내 팔자를 더 꼰건진 모르겠지만. 안전해지긴 했다. 

언제나 열정이 불러일으켜지기를 소망하고, 활활 타 없어지더라도 늘 그런 상태를 소망한다. 내 마음을 둘 곳. 항상 그리워하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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