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1일 일요일 오후 6시 00분
샤롯데씨어터 7열 20번
한지상 박은태
덕통사고가 나다
첫번째 "한지상배우 섹시하다-"
두번째 말 "한지상 유다가 너무 섹시해서 어떡해야될 지 모르겠는 일요일밤 ㅠㅠ"
세번째 말 "와서 보니 너어어무 내 스타일인거지 ㅠㅠ 좀 파게 될 지도 모르겠음 ㅠㅠ"
의도치 않게, 본진에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 내가 성가대원이었던 날들, 그러면서 락음악을 사랑했던 것도, 내가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랬던 어린 시절을 기억해낼 수 있었던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오리지널 텍스트로서의 성경. 을 다시 잘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는 게 버거울 때가 많았지만. 이 분이 아니면 누굴 믿고 따른단 말인가.
지저스 역의 배우는 정말로 소모가 심하겠다 싶은. 배역을 이해하기도, 표현하기도. 예수의 캐릭터는 압도적. 아 상상만 해도 너무 힘들거 같아.
듣던대로, 정말 음악이 좋은 뮤지컬. 스토리가 섬세하지는 않은데 몇가지 연출이 무척 좋고. CD사와서 지금 듣고 있는데. 역시 좋고, 최고.
그리고.. 교회는 구닥다리지만 예수님이 페미니스트였던 건 확실한 듯.
"애정...에 있어서 한 번 빠지면 자아가 날아갈 정도로 빠지는 건 황소, 천칭, 염소, 전갈, 처녀, 사자 정도. 그나마 처녀 씨와 사자 씨가 조금 정신 챙김."- 이라는 글을 본 나는 황소자리. 별자리 얘기 하나도 공감안하지만 요 트윗에는 좀 꽂힘. 내가 지금 쫌 위험한 거 같아. 사랑에 빠져서는 안되는 데 말입니다.
사랑에 빠지는 건 두려운 일이다. 내 인생에 대한 전권, 나라는 인간에 대한 가치를 타인에게 맡기는 일이 되고는 하니까. 무엇보다도 내가 사랑한 상대가 그럴만한 사람인가에 대한 보장이 없다. 결국은 나의 결핍을 메워줄 사람에게 꽂히게 되는데, 그래서 더 위험하다. 내 인생 가장 피폐했던 때가 언제였나를 돌이켜보니. 천하의 개새끼를 사랑했지만 그가 개새끼였기 때문에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때였다. 사실상 죽음.만 생각한 기간이 한달을 넘었었다. 그 해에 유급하지 않은 건 기적이었고. 아니, 살아남은 것도 기특하다 하겠다.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따뜻함을 보여준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 힘들었던 것 같. 그 직전의 연애는 1년 반이나 이어졌지만 상대에 대한 열정보단 착취+정서적 학대를 당하면서도 헌신하는 나 자신에 대한 열정에 가까웠음.
어쨌거나 그 두 번의 연애 이후로 내 인생은 많이 달라졌다. 사랑에 빠지기 보다는. '내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자'를 탐색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던 것 같다. 성장했는 지 타협한건지 내 팔자를 더 꼰건진 모르겠지만. 안전해지긴 했다.
언제나 열정이 불러일으켜지기를 소망하고, 활활 타 없어지더라도 늘 그런 상태를 소망한다. 내 마음을 둘 곳. 항상 그리워하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