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넥스트투노멀

넥스트투노멀 #01

bluecotton 2018. 4. 1. 22:22

2015년 12월 22일 화요일 오후 8시 00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B구역 2열 10번


박칼린 이정열 최재림 전성민 안재영 임현수


우리는 서로 얼마나 다르고, 얼만큼 닮았는가. 사건 하나는, 그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 각각에게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 의미가 될까. 


프랑켄보고 인간을 이루는 것은 이런 것들이야, 라고 빅터에게 말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넥투노를 보고, 역시 그렇게 쉽게 말할 순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신경정신과의사와 나 - 대오열극. 살면서 이만큼 울어본 극은 없었던 거 같다. 다이애나가 빵을 늘어놓을 때부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는데 의사를 만나서 약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부작용을 늘어놓는 넘버부터는 무슨 수도꼭지가 되어서 1막 끝까지 그 상태. 인터 때 나가서 세수한. 2막은 더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인정, 장면에서 부터는 견딜 수 없는 오열. 무도회장에서 잠깐 웃었다가 댄의 넘버부터는 주체가 안되었던.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자첫. 


정말로 집요하다. 이 극. 집요해서 너무 고맙습니다. 누가 쓴 거지. 넘나 완벽한데. 이 소재 이 주제로 건드릴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하나도 빠짐없이 담았는데 그것이 결코 과하지 않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고 모든 게 적절하고 조화롭고 아니, 필연적이기까지 한 전부. 스토리 대사 넘버 무대 소품 연주 의상 또 뭐가 있을까. 의사의 눈으로 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아쉬운 건 의사 정도.


정신과의사가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극이 정확히 내가 정신과의사가 되고 싶어했던 그 지점에 있어서, 마음을 온전히 내어주고 내놓을 수 밖에 없었고. 정말 넋을 잃고 봤다. 


러브레터에서 이츠키네 할아버지의 10년과 넥스트투노멀에서 이 다이애나의 16년


또 하나 치고 간 건, 나탈리의 마음인데, 누군가의 엄마로서 내가 다 미안해지던. 네 잘못이 아니야. 안아서 토닥토닥해주고 싶었던.


너무나 보통인 훌륭한 한 가정을 보았습니다. 몇 번 더 보게 될까요. 자둘에도 이렇게 좋을까요.